소심한 복수

미분류 | 2007/12/18 17:23 | conpanna

소속이 바뀐 뒤쓰지 못하고 남아있는 전소속명함의 입지는 참으로 난감하다.
차라리 전남자친구의 처리가 그보다 열배 더 쉬웠다.
내 이름이 또박또박 박혀있는 종이를 한장도 아닌 수십수백장을쓰레기통에 버리기까지에는 얼마나 큰 결단력이 필요할까.
대학원 1학년 때동기들과 단체로만든 명함을 난 반의 반도 쓰지 못하고 여태 서랍 한켠에 남겨두고 있다.
대학원 2학년 때 디자인만조금 바꿔 다시 만든 명함도 마찬가지이다.
전직장의 명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록 그 명함에 대해품었던 나의 감정은 그에 앞서 만들었던 두번의 명함과는 명확히 구분이 되서 애뜻함이라기보다는 처치곤란의 마음이 대부분이었지만, 이것 역시 어쩌지 못했기에 그냥 내 주위를 맴돌게 내버려두었다.

하지만 난 어제 그것들은 시원스럽게 쓰레기통에 쳐넣었다.
기름때를 닦을수록 커져가는 분노를 적절히 해소할 방법이 없었는데,
그 명함을 버리는 일로 어느정도 마음의 평온을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