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어가면 그 가게엔 금새손님이 몰려들게 되고,
비만 오던 도시도 내가 가면 해가 쨍하고 난다."
.......하고 자신있게 말하던 시기가 내게도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분명 내 인생은 구불구불 얽혀가기 시작했다.

나는 태어나서 생전 처음 그것도 제주도에서 우박을 맞아봤고, 그건 무척이나 아팠다.
따가움은 옷을 뚫고 몸안에 들어왔고, 무방비로 노출된 얼굴은 식겁하고 말았다.

31일 대설경보가 내린다기에하루 일정을 취소하고 겨우30일 밤비행기로 예약을 변경했다.
30일은 20분 마다 한번씩 눈보라가 휘몰아쳐 어딜갈수도 없이 선 자리에서 발만 동동 굴렀고,
결국 한 건 극장에 가서영화를 본 일.
제주도까지 가서 말이다.
그것도 넉살만 좋아진 케서방의 어처구니없는 '내셔널 트레져'

연착된 비행기 때문에 김포에 도착해 막차를 잡기위해 트렁크를 들고미칠듯이 추운 겨울밤 정신나간 여자처럼 이리저리로달려야했고, 오늘은 결국 출근을 했단 말이지.

+하지만, 우박 맞았던 것 절대 못잊을거야.
극장 덕에 처음으로 관중석에 발을 디뎌본월드컵경기장도 기억할거야.
또 어이없는 영화 덕에 보고난 뒤 한시간이나 영화에 화풀이하며 떨었던 수다도 기억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