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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모니터 구석에'office'를 작게 띄워놓고 봤고,
오늘은 작정을 하고 집에서 오락기를 챙겨왔다.
새로 산 '동물의숲'을 조심스럽게 해본다.(꼴에 사무실 눈치는 그래도 좀 본다구)
자꾸 너굴님이 일을 시킨다.
사무실에서띵가띵가 노는 내가 좀 더 잘 놀아보자고 오락기를 켰더니
너굴님은 계속미도치마을의 미네를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뺑이를 돌리신다.
후딱 오락기를 덮어버렸다.
역시좋지 못한 성질은 일을 하면서도, 운전을 하면서도, 오락을 하면서도..
결국엔 드러나기 마련이다.
벌써 12월 21일이다.
야심차게 준비하고 주문했던 나의 2007년크리스마스 파티복이 크리스마스를 몇 일 앞두고 드디어 사무실로 도착했다.
내가 그간 해외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상품 중 만족도 70%가 넘는 상품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귀차니즘의 발동과 적절한 대안이 없는 상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다시한번 묻지마쇼핑을 감행했는데
남은거라곤 경험치라 합리화 시켜버리기에도너무나 큰 대가를 지불한 만신창이 몸뚱이뿐이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었더라면 단돈 3만원을 달라해도 사지 않을 원피스를 두고
내가 무슨 짓을 한거냐!!
인간은 무기력하다.
원피스는지치지도 않고싼티를 뿜어내는데, 난 이렇게 힘없이3개월간 빠져나갈 카드값만 걱정하고 있으니말이다.
오래간만에 해보는 신선도 100% 고품격돈지랄이다.
24일엔 그냥 집에 있는 옷 아무거나 하나 찾아서 입고 가야겠구나.
몸과 마음이 지쳐온다.
상심이 이리 큰 날은 모름지기 종치자마자 집으로 돌아가 따뜻한 방바닥에 몸을치대며 울다 잠들어 마땅한 법이지만
오늘은 그럴 형편도 못된다.
내가 제일선호하지 않는회식날이다.
죽기 전 소박한 소원 백개 중 하나를꼽아보라하면
그 중 하난 분명 회식이 재밌는 회사에 몸담아보는 일이다.
이틀전 죽을만큼 고생했던 급체의 고통이 아주 조금 아쉬워지는 순간이다.
어쩜 난반나절 이상 아프질 않는거니.
그렇다. 언제나.............
소속이 바뀐 뒤쓰지 못하고 남아있는 전소속명함의 입지는 참으로 난감하다.
차라리 전남자친구의 처리가 그보다 열배 더 쉬웠다.
내 이름이 또박또박 박혀있는 종이를 한장도 아닌 수십수백장을쓰레기통에 버리기까지에는 얼마나 큰 결단력이 필요할까.
대학원 1학년 때동기들과 단체로만든 명함을 난 반의 반도 쓰지 못하고 여태 서랍 한켠에 남겨두고 있다.
대학원 2학년 때 디자인만조금 바꿔 다시 만든 명함도 마찬가지이다.
전직장의 명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록 그 명함에 대해품었던 나의 감정은 그에 앞서 만들었던 두번의 명함과는 명확히 구분이 되서 애뜻함이라기보다는 처치곤란의 마음이 대부분이었지만, 이것 역시 어쩌지 못했기에 그냥 내 주위를 맴돌게 내버려두었다.
하지만 난 어제 그것들은 시원스럽게 쓰레기통에 쳐넣었다.
기름때를 닦을수록 커져가는 분노를 적절히 해소할 방법이 없었는데,
그 명함을 버리는 일로 어느정도 마음의 평온을찾을 수 있었다.

There are two reasons for drinking;
one is when you are thirsty, to cure it;
the other, when you are not thirsty, to prevent it.
Prevention is beter than cure.
술을 마시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목이 마를 때 목마름을 치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목이 마르지 않을 때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예방이 치료보다는 언제나 낫다.
- Thomas Love Peacock
예전에 밀란쿤데라의 '농담'이라는 책을 주문한 적이 있다.
정신을 반쯤 놓고 사는 내가 몇 일 뒤택배상자를 받았을 때 들어있던 책은 분명 '농담'이란 책이었다.
하지만 그 '농담'이 내가 주문한 '농담'은 맞았지만 내가 사려고했던 그 '농담'은 아니었다.
본인이 소설 '농담'이 아닌 다른 '농담'을 주문했던 거였다.
암튼 그 '농담'은 다양한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서양인사들의 농담같은 명언을 묶어놓은 책이었다.
읽고 난 뒤 소감은 '내가 가끔은 이렇게 쓸모있는 실수를 하는구나' 였다.
위에 적어놓은 말은 실수로 샀던 '농담'에 있던 문구이다.
오늘 난 '예방'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하고자 일잔하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