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나도 꽤 영특했던 것 같았는데,
언제부턴가는 영화를 보고 극장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영화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해내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영화관에서 보는 내내 고도의 집중력을 기울이며 무척이나 감명깊게 봤지만,
역시나 스토리에 관해서는 금새 백지장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격정적으로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OST의 그 음 하나하나만큼은 심장에 콕콕박혀버린 것처럼 잊을 수 없었다.
앨범에는 총 26곡이 들어있다.
주로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줬던 메인 멜로디(빠바바 빰.!! 빠바바 밤.!!)를 토대로 만들어진 곡이 70%정도는 됨직했다.
덕분에 한동안은 굳이 한트랙을 반복해서 듣지 않더라도 CD가 돌아가는 내내 음악에 폭 빠져 감상할 수 있었다.
허나 그 좋던 멜로디도 매일 먹는 쌀밥보단 매력이 덜했던지 귀에 물리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한동안 상식밖으로 집착해서 음악을 들어댄 탓도 있다.
그 후론 한동안 쳐박아두곤 잊고 지내다 어제 다시 이 음반을 꺼내 들어봤다.
한동안 휴식기를 가져서인지, 다시 음악을 틀어놓으니 처음 만만치 않은 감동이 휘몰아쳤다.
+ 이 음악을 들을때는 왠지 빨리 나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애달픈 사연 100개 정도는 모아놓아야 진정 음악과 내가 혼연일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