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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2   적당히 사는 법 (9)


적당히 사는 법
space | 2008/04/22 23:06
비가오니, 엄마가 보일러를 돌리신다.
꿉꿉할 땐 한번씩 방바닥을 뎁혀줘야 한다는 지론이다.

퇴근하며 들어올 때 날이 약간 쌀쌀하던 차여서 따뜻한 방바닥이 너무 살갑게 느껴져 거실바닥에 드러누워 한참동안 이리저리 몸을 치댄다.

그러다 더워져 방에 들어와 문을 닫고 창문을 살짝 열고 시원한 바람을 쏘이고 나니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적당' 이라는 게 참 쉬운 거 같으면서도 지키기 미묘하고 어려운 수치이다.

한여름의 아빠가 생각났다.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시는 아버지는 여름철 에어콘을 붙들고 사신다.
그래서 여름이면 아빠는 안방을 벗어나 빈방에 홀로 쓸쓸이 누워 에어콘을 돌리시고, 한겨울에 덮는 명주솜이불을 꺼내 덮어 늘 적당하게 뽀송뽀송한 기분을 유지하시며 숙면을 취하신다...
아빠에겐 적당을 지키는 게 쉬운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대신 아빤 적당한 체온을 지킨 댓가로 한여름에도 코감기를 달고 사신다.

역시나 '적당' 하게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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